요 근래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던 것 같다.
소재도 신선하고 캐릭터에 대한 이해만 잘되면 입맛에 맞는 역할이 되지 않을까 싶다.
경화의 자살, 죽음에 대한 가치관 그리고 본인의 결핍적인 부분이 공감, 분석 되어야 할 듯 싶다.
[유경화]
언니, 궁금한 게 있어. 언니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말야. 어린애 기저귀는 언제 갈아야 좋으냐, 음식은 어떻게 먹여야 하느냐, 그따위 시시한 질문만 하잖아. 그런데, 진짜 이런 질문은 없었어?
(라디오에서 들었던 목소리를 흉내낸다.) “우리 아기는요, 태어난 지 삼개월예요. 그런데요, 벌써부터 자살하려구 해요. 이런 때에는 어떻게 해야 좋죠?”
[남지인] 너 무슨 말 하니! 그런 문제는 한 번도 없었어!
[유경화] 정말? 그런 사연 없어? 어린애들도 죽고 싶을 때가 있을 텐데……기저귀에 더러운 똥과 오줌을 싸면서, 먹기 싫은 음식을 강제로 쑤셔 먹히면서, 최소한의 인간적인 존엄성을 지킬 수 없다는 게 창피해서 자살하고 싶을 것 아니겠어?
[남지인] 농담이 지나치다, 너!
[유경화] 난 진담으로 한 소리야!
[남지인] 어린애가 자살이라니, 그런 끔직한 소린 듣기도 싫다!
[유경화] 언니도 참! 어른들 자살에는 화를 안 내면서, 아이들 자살에는 왜 화를 내?
[남지인] 듣기 싫다는데 계속할 거야?
[유경화] 애들같은 시시한 문제는 상담해 주면서, 어른들의 심각한 문제는 모르는 척 하니깐 그렇지. 언니네 라디오 방송도 마찬가지야.
[남지인] 그럼 너는 방송에 자살상담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는 거니?
[유경화] 아이들은 그냥 둬도 저절로 잘 커. 근데 어른들은 그냥 두면 죽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죽는다구.
[남지인] 어른들은 다들 그렇게 참고 살아! 나만해도 그렇구!
[유경화]
맞아! 언니만 해도 그래. 아침은 굶고,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사먹구, 저녁은 먹을 때도 있고 안 먹을 때도 있다? 도대체 언니, 산다는 게 뭐야? 먹기 위해 산다, 살기 위해 먹는다, 그런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먹지 않기 위해 산다는 말은 들어보기나 했어? 언니가 잘 안 먹는 건 삶에 대한 욕구가 없기 때문이야. 언니한테 제일 먼저 상담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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