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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추천/영화, 연극 대사 (남)

#8 남자 독백 대사 추천 (벚꽃동산)

by 산티아Go 2021.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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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추천하는 대사는 안톤체홉 作 '벚꽃동산'의 로빠힌 역이다.

 

역시나 너무도 유명한 안톤체홉의 4대 장막 작품이다. 연기로 입시를 준비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대사 일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어렵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로빠힌을 연기했고 각자의 머릿속에 자신이 그리는 로빠힌이 있을 것이다.

 

과감히 지우고 새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유명한 작품, 유명한 배역은 부담스럽고 어렵다.

 

하지만 누구나 장막, 비극에 대한 도전의 열망은 있을 것이다.

 

로빠힌의 유명한 이 장면은 가문 대대로 무시받고 평생 노동자로만 살아올 것 같은 자신이 귀족들의 땅을 사게 되고 그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는 장면이다.

 

기쁨을 밝히면서도 자신이 모시던 귀족의 몰락을 보고 있는 심정을 담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꽤나 복잡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

 

장막을 도전해보고 싶은, 그중에서도 벚꽃동산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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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빠힌:

 

제가 샀습니다. 제가 샀다구요! 모두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부탁입니다. 머리가 어지러워 제대로 말을 할 수 없네요.

 

우리가 경매장에 갔더니, 이 영지를 노린 제리가노프는 벌써 거기 와 있었어요.

 

우리 가예프 나리는 만 오천 루블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 제리가노프는 부채 위에다 3만 루블을 더 불렀어요.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아채고, 제가 4만으로 올렸죠. 그러자, 그쪽에서 4만 5천을 불렀고, 난 5만 5천으로 올렸어요. 이렇게 그쪽은 5천 루블씩 올려가는데, 저는 일만 씩 올렸죠... 그리곤.. 마침내 끝이 났어요.

 

부채 위에 9만 루블을 불렀더니, 결국 제게로 낙찰되었어요. 이 영지, 이 벚꽃동산은 이제 제 거예요! 제 꺼라고요!

 

(크게 웃는다) 오오, 하나님, 벚꽃 동산이 이제 내 거예요. 제가 술에 취해 미쳐버렸다고 해도 좋고, 제가 꿈을 꾸고 있다고 해도 좋아요.

 

하지만 저를 비웃지는 말아주세요!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무덤 속에서 저를 보셨으면 좋았을 거예요!

 

매일 매나 맞고 제대로 배우지도, 글도 읽지 못하던 돌대가리, 겨울에도 맨발로 뛰어다니던 바로 이 동상 걸린 로빠힌이 백과사전에도 나오는 아름다운 영지를 샀으니까요.

 

제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농노로 지냈고, 여기 부엌조차도 들어가지 못했던 그 영지를 내가 산 거예요.

 

이건 생신 가요?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거죠. 이건 마치 뭐랄까.. 이건 지금.. 그냥 불확실한 그림자 속에 숨어 있던 내 상상 속의 열매죠?

 

(바랴가 던진 열쇠를 주으며)

 

열쇠를 집어던졌군요. 이젠 이 집 살림을 하지 않겠다.. 상관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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