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연기 수업/수업 기록16

#3 내 목소리로 연기하자 연기만 하면 이상하게 변하는 내 목소리를 느껴봤나요? 처음에는 내 목소리가 이상한 지 몰랐다. 귀로 들리는 내 목소리는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동료들이 연기를 할 때 목소리가 변하는 것 같다는 말을 해주었고 내 연기를 촬영해서 보니 실제로 이상한 목소리로 연기를 하고 있었다. 내 말, 내 목소리가 아닌 만들어낸 소리로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를 하고 있었다. 그 이후 다양한 사람들의 처음 연기할 때 목소리를 관찰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제 소리를 못 내는 것을 발견했다. 내가 느낀 사람들은 나름의 멋있는 소리, 표현의 소리를 자기도 모르게 내고 있는 듯했다. 무대에서 멋있어 보이기 위해, 감정을 목소리로 표현하기 위해, 남의 시선이 부끄러워서 나를 포함해서 위의 이유들로 자신의 목소리를 방해하는 경.. 2020. 12. 21.
#2 연기를 재 배열하다 Arrange : 정리하다, 배열하다 대사를 뱉기 전 모든 배우들이 필수적으로 해야 할 과업이다. 대본은 작가가 만들어 내지만 대본을 재 해석하여 장면을 재현하는 일은 배우와 연출의 몫이다. 연기 초기의 작업이고 이 작업에서 내가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가 정해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모든 배우는 각자의 버릇과 말투가 있다. 어색해 하는 단어, 입에 붙지 않는 말투들은 본인이 올바르게 말할 수 있는 단어와 문장들로 바꿔주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연출이 보여주고 싶은 캐릭터 본연의 설정이나 의미가 바뀌어서는 안된다. 특히나 오래된 작품, 외국 작품일수록 어레인지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한다. 시대적 배경이나 번역에서 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4대 비극 중 '햄릿'의 햄릿 대사를 맡아 연기했던 적이 .. 2020. 12. 20.
#1 연기를 처음 접할 때 설렘 반 긴장 반. TV, 영화관에서나 봐오던 연기를 내가 한다는 떨림. 집에서 몰래 인상 깊었던 장면을 따라 해 보고 '꽤 괜찮은데?' 하며 으쓱하던 기억들. 여기서는 내가 유아인이고 원빈이고 이병헌이라구요옷! 어떤 면에서는 내가 더 나을 수도? 🦸‍♂️ 이런 설렘과 떨림으로 가득 차 있던 첫 연기 수업은 혼돈의 연속이었다. 짧은 대사 지문을 받고 '이게뭐지..?' 하며 그저 읽었다. 지문이 무슨 상황인지도 모른 채 바로 입으로 뱉어버렸다. 크게 소리내지도 못하고 입 끝으로만 웅얼웅얼. 내 차례가 되고 앞에 나가자 눈 앞이 캄캄해졌다. 어딜 봐야 하는지, 무슨 자세를 해야 하는지 당황스러웠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대사 지문을 읽는 것뿐. 책 읽듯이 지문에 코를 박고 읽었다. 로봇이 해도 이것보단.. 2020. 12. 19.
#0 연기를 처음 생각 했던 날 고등학교 시절. 수업 시간 도 중. 나는 전주에서 태어나 너무나도 평범한 삶을 살던 학생이었다. 초, 중, 고 아무런 사고도 일탈도 없이 정말 평범한 학생. 이런 내가 연기를 하고 있다고? 당시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면 깜짝 놀랄 거다. 고2 수업시간 어느 날, 우연히 수업시간에 뮤지컬의 한 장면을 봤다. '뭘까 이 떨림은?' 살면서 처음으로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경험했다. '아, 이게 내가 가야 하는 길이구나!, 내 진로를 찾았어!!'라고 생각할 줄 알았다면 택도 없었다. 서울 사람이 아닌 지방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얼마나 지방에서의 예술이 가혹한지. '에? 네가 연기를 해? 계란아,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정신 차려..' 이런 말에 화가 나기는커녕 바로 수긍해버렸다. 사실은 말.. 2020. 12. 18.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