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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추천/영화, 연극 대사 (남)

#1 남자 독백 대사 추천 (광해)

by 산티아Go 2020.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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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추천할 대사는 광해의 '하선'역이다.

 

왕의 대역으로 조선을 다스리는 하선.

 

진짜 왕은 아니지만 백성과 나라를 생각하는 하선의 진심과

 

본인들의 이익과 사리사욕, 겉치레를 중시하는 대신들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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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정전 / 낮

 

 

(용상에 걸터앉아 있는 하선, 허망한 표정에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모습이다.)

 

 

호판: 명의 황실에는 은자 4만 5천 냥, 4만 5천 냥 대소 합하여 70사, 공녀 40명 공 품으로 흑칠 목통 외 13개 품목을 준비하였습니다.

사신에게는 금 한 관을 선물하고 서체가 훌륭한 문필가로 금장을 입혀 예의를 보이는 게 어떨까 합니다.

 

하선: 경의 뜻대로 하시오.

 

호판: 군사는 기마 오백 두에 궁수 삼천, 기병 천을 더하여 이만을 파병토록 하겠사옵니다.

 

영의정: 허나, 병사 이만을 차출한다면 북방의 경계가......

 

병판: 대감! 이 나라가 있는 것이 누구의 덕입니까. 명이 있어야 조선이 있는 법.

오랑캐와 싸우다 짓밟히는 한이 있더라도 사대의 예를 다하는 것이 황제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 아니겠습니까.

전하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하선: (이를 꽉 깨문다) 경의 뜻대로 하시오.

 

호판: 다음은 태황, 태후 앞으로 보낼 품목입니다. 공녀 40 황세저 150포, 백세저 150포, 채단 초피 60수…60수…

 

하선: (버럭) 적당히들 하시오. 적당히들! 도대체 이 나라가 누구의 나라요.

 

(대신 일동 숙연해진다.)

 

하선: 뭐라? 이 땅이 오랑캐에게 짓밟혀도 상관없다고? 명 황제가 그리 좋으면 나라를 통째로 갖다 바치시든가!

 

박충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나서며) 전하!

 

하선:(휙 고개 돌려 박충서를 쏘아보며.. 버럭) 부끄러운 줄 아시오!

 

(박충서와 시선을 팽팽히 맞서는 하선. 절대 피하지 않는다. 박충서,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한다.)

 

하선: 좋소. 경들의 뜻대로 명에 이만의 군사를 파병할 것이오. 허나 나는 금에 서신을 보낼 것이요.

홍문관은 적으라. 

명이 두려워 이만의 군사를 파병하였으나 금과는 싸움을 원치 않는다.

부디 우리 군사들을 무사히 돌려보내 주시길 소원한다.

 

영의정: (거의 울듯이) 전하~ 사대의 명분을 버리고 오랑캐에게 손을 내밀다니요.

 

하선: 그깟 사대의 명분이 뭐요. 대체 뭐길래! 이만의 백성을 사지로 내몰라는 것이오?

임금이라면, 백성들이 지아비라 부르는 왕이라면 빼앗고 훔치고 빌어먹을지언정, 내 그들을 살려야겠소.

그대들이 죽고 못 사는 사대의 예보다! 내 나라, 내 백성이 열 갑절 , 백 갑절은 더 소중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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