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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추천/영화, 연극 대사 (여)

#2 여자 독백 대사 추천 (산불)

by 산티아Go 2021.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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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추천할 대사는 차범석作 산불의 '사월'역이다.

 

전쟁으로 남자라고는 씨가 마른 마을에 숨어 있는 남자를 발견하고 자신의 욕정을 나타내는 장면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극에서 여성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개성 있는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도전적이고 과감한 장면을 연기

 

할 수 있는 대사이다.

 

개인적으로 산불에서 점례보다 사월역이 더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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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이는 갑작스레 치밀어 오르는 허무감에 못 참겠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대밭 쪽을 향한다. 이때 대밭에서 내려오는 점례를 발견한다)

 

[사월] (가까이 오며) 점례! 재미가 좋아?

 

[점례] 재미라니? 호호.. 아니 이 산골에 무슨 재미가 있겠어. 야경 하는 재미와 도둑맞는 재미나 있을까?

 

[사월]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나는 못 속여! (바싹 다가서며) 지금 그 사람이 누구야? 응?

 

[점례] (당황하며) 아, 아니. 누군 누구야?

 

[사월] 내가 묻고 있는 거야! (달래듯) 아무한테도 말을 안 할게 어서 대!

 

[점례] 도대체 무슨 얘기지?

 

[사월] 아니 정말 이렇게 헛소리만 뱉을 텐가? 좋아! 그럼 내가 직접 물어보고 올 테니까!

 

[점례] (사월을 가로막고 큰 결심을 한 듯) 사월이! 나하고 약속해 준다면 가르쳐 주지! 그러니까 사월이만 알고 있어! 응?

 

[사월] 그래! 말 안 하기로 약속해. 어서 말이나 해!

 

(점례는 사방을 훑어보더니 사월의 귀에다가 뭐라고 귓속말로 소곤거린다. 듣고 있던 사월의 표정이 돌처럼 굳어간다)

 

[사월] 아니, 그럼 빨갱이 아냐? 점례가 어째서 그런 사람을 살렸을까?

 

[점례] 어쩐지 불쌍해서.. 국민학교 선생님이었대. 그런데 친구를 잘못 만나 그만 꾐에 넘어가 이산 저산으로 끌리어 다니다가... 사정을 들어 보니까 딱해서.

 

[사월] 사정이 딱하다구? 점례 사정이 더 딱하지.

 

[점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왜?

 

[사월] 왜냐구? 나이 찬 여자가 홀몸으로 지내야 하는 괴로움을 모를 리 없잖아? 아, 점례는 다행이지! (하며 야비한 웃음을 던진다)

 

[점례] (홍당무가 되며) 어머.

 

[사월] (바싹 다가서며) 점례! 나도 그 남자를 돕고 싶어! 점례가 그 남자를 동정하는 마음씨를 나도 알고 있어!

우리 둘이서 하루씩 번갈아 가면서 그분을 돌봐 주잔 말이야.

 

[점례] (감격하며) 그렇게만 해 준다면 얼마나 좋아! 정말 그이는 착한 사람이야! 자기가 빨갱이들 말에 속았다는 걸 뉘우치고 있어.

 

[사월] 그 대신 내가 하는 일에 참견해서는 안돼! 내가 그 사람을 만날 때는 점례는 모르는 척하란 말이야! 어때?

 

[점례] (괴로워하며) 사월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겠어! 하지만 그이는 결코 나쁜 사람이 아니니까 제발 괴롭히지 마!! 응?

 

[사월] (비위가 상한 듯) 아니, 그럼 나더러 가까이하지 말란 말이야? 점례만이 그 사람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권리가 어디 있어?

 

[점례] 그런 게 아니라 그분은..

 

[사월] 듣기 싫어! 그런 점례 마음대로 해! 내게도 생각이 있으니까! (점례를 뿌리치고 가려고 하자 점례가 길을 막는다.)

 

[점례] 사월이 그게 아니라... 제발 소원이야!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으니 그이만은 살려 줘! 그이는 불쌍한 분이야!

 

[사월] 염려 말래두! 점례에게 소중한 남자는 내게도 소중하니까! (불타오르는 욕정을 억제하며) 고이 간직하겠어! 염려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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