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감을 준 작품들/영화

숨은 명작 추천 포스터에 속지 마세요! '김씨 표류기'

by 산티아Go 2021. 1. 23.
반응형

 

(스포 주의! 영화에 관련된 내용이 있으니 스포를 피하실 분들은 영화를 먼저 봐주세요!)

 

하...

마치 초등학생 아들과 방학숙제 채집활동을 하는 것만 같은 아버지, 남동생과 아쿠아리움에 갈 것만 같은 누나의 포즈.

 

쓸데없이 귀여운 오리배. 이게 무슨 내용인지 전혀 감이 안 오는 포스터.

 

'도심 무인도 라이프? 힐링을 하는 건가?', '사는 게 모험이지? 무슨 말이야?'

 

영화 내용을 전혀 유추할 수 없는 아쉬운 카피라이팅.

 

내가 포스터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생각이다.

 

'아, 재미없겠다. 이런 괴랄한 복장과 소품은 무슨 조합일까.'

 

그래서 어린 시절에 나는 쳐다보지도 않은 영화였다.

 

 

 

그리고 몇 년 후 '지구를 지켜라'와 같은 맥락으로 나오던 영화가 이 영화였다.

 

포스터에 속지 말고 한번 보면 재밌을 거라는 말에 별 기대 없이 봤던 영화는 내 마음을 움직였다.

 

그리고 해외용 포스터를 본 후에는 다시 한번 국내 포스터에 웃음이 났다.. 국내도 이걸로 쓰지..😭

 

김씨표류기 (2009)

 

각각의 이유로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남자와 여자.

 

둘은 삶을 포기한다. 남자는 목숨을 끊으려 하고 여자는 세상과 자신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하지만 삶은 항상 뜻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죽는 것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남자는 어이없게도 한강 중앙의 밤섬에 표류한다.

 

밤섬에서 탈출하려던 남자의 시도는 번번이 실패하고 어차피 죽으려 했던 인생 이판사판이다.

 

뭘 해도 죽기밖에 더하겠나라는 생각으로 밤섬에서 살아가기 시작한다.

 

여....여기가 어디여..?

세상의 굴레에서 벗어난 이곳은 너무나 평안하고 여유롭다.

 

여태껏 없었던 본인만의 곳, 이곳이 남자에겐 지상낙원이나 다름없다.

 

이 곳에서 작은 것 하나하나 소중하게 일상을 키워나가던 그에게 하나의 소원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짜파게티

짜파게티.

 

우연히 들어있던 짜파게티 봉지에 짜파게티 소스. 너무 먹고 싶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시도해보지만 도저히 면을 만들 수거 없다.

 

그가 절망하던 순간, 한 가지가 떠오른다. 비둘기 똥. 비둘기가 먹는 것은 잡곡. 소화가 되지 않는 비둘기 똥은 잡곡이다. 

 

그는 짜장면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렇게 남자는 자신의 삶에서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

 

한 편, 또 한 명 자신의 인생을 포기한 여자가 있다.

 

살 수 있나,,..?

 

3년을 방 안에서 나오지 않는 히키코모리 여자는 가족과도 단절한 채 자신을 내버렸다.

 

여자가 좋아하는 건 사람이 없는 달과 1년에 단 두 번 사람을 없애주는 민방위 훈련.

 

그러던 어느 날, 밤섬에 외계인 남자가 나타났다. 그때부터 그녀는 남자를 관찰하며 외계 생명체 다루듯 그를 지켜본다.

 

그리고 그 남자에게 접선하기로 결심하고 남자에게 안녕의 메시지를 보낸다.

 

희망이 없던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주는 순간이다.

 

누구인가. 날 보고 있는 사람이

BUT!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지! 특히 영화에서는 더더욱.

 

남자가 밤섬에서 자신만의 소원을 이루고 자신만의 세상을 구축해가던 중 다시 고난이 찾아온다.

 

그의 세상을 파괴하려는 존재들이 나타나고 남자의 작은 지상낙원은 처참히 사라져 간다.

 

설상가상 그녀를 궁금해하던 남자의 물음에 여자는 답해주지 않은 채 사라져 버린다.

 

남자는 다시 세상으로부터 버려질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이제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 줄 수 있다.

 

과연 여자는 용기를 내서 버려진 남자를 다시 구해 줄 수 있을까?

 

 

 

 

영화를 보며 하나도 헛으로 쓰인 게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캐릭터 설명을 위해 한 번 나온 거겠지 했던 요소가 다시 한번 중요한 순간에 쓰였을 때 정말 감탄했다.

 

'김씨표류기'는 탄탄한 스토리와 몰입력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우리에게 전달해주는 메시지도 정확하고 큰 여운을 남겨주며 우리를 힐링시켜준다.

 

세상에 눌려 힘들어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참 좋은 영화인 듯하다.

 

포스터에 속지 말고 꼭 봐야 할 영화. '김씨표류기'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