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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추천/영화, 연극 대사 (여)

#14 여자 독백 대사 추천 (갈매기)

by 산티아Go 2021.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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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안톤체홉의 4대 장막 중 갈매기 니나의 대사이다.

 

잔인하게도 남자 독백에서 코스챠의 대사 이후 뜨리고린이 등장하고 뜨리고린에 대한 니나의 열망이 보이는 장면이다.

 

니나의 대사 중에는 막바지의 현실에 찌든 니나의 장면을 많이 하지만 오히려 초반의 니나의 밝은 모습이 있기에 빛이 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니나] 안녕하셔요, 뜨리고린 선생님?

 

 

[뜨리고린] 안녕하십니까? 여러 가지 사정이 갑자기 엉클어져서, 우린 오늘 떠나게 될 것 같습니다. 우린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겠군요. 정말 유감스럽습니다. 나는 젊은 처녀들-젊고 재미있는 처녀들과 만날 기회가 적으므로, 18,9세의 젊은 아가씨들이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또 그것을 선명히 머리에 그릴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내 소설에 등장하는 젊은 처녀들은 대부분이 허상에 지나지 않는 겁니다. 나는 단 한 시간이라도 좋으니, 당신의 처지가 되어서, 당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고, 또 전체적으로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싶습니다.

 

 

[니나] 하지만, 전 잠시라도 좋으니, 선생님의 처지가 돼 봤으면 해요.

 

 

[뜨리고린] 왜요?

 

 

[니나] 유명한 천재적인 작가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서죠. 도대체 유명하다는 건 어떤 기분이 드는 걸까요? 당신은 자신의 명성을 어떻게 느끼고 계시죠?

 

 

[뜨리고린] 어떻게 느끼느냐고요?? 아마 그런 느낌이라곤 전혀 없을 겁니다. 그런 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까요. (잠시 생각하고 나서) 아마 두 가지 중 하나겠지요- 당신이 내 명성을 과장하고 계시거나, 아니면, 도대체 명성이라는 걸 나 자신 느낄 수 없거나, 그중 하나일 겁니다.

 

 

[니나] 그럼, 자신의 기사를 신문에서 읽으실 때는 어떠세요?

 

 

[뜨리고린]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고, 욕을 먹으면 한 이틀쯤 기분이 나쁘죠.

 

 

[니나]

 

정말 멋진 세계군요! 제가 얼마나 선생님을 부러워하고 있는지, 선생님께서 아신다면! 인간의 운명은 정말 가지가지예요.

 

아무 눈에도 띄지 않게 따분한 생활을 하면서, 하나같이 모두가 평범하고 불행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는 선생님처럼 백만 명에 한 사람 꼴이긴 하지만 밝고 의욕에 찬 재미있는 생활을 보내고 계시는 분도 있으니까요.

 

선생님은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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